극단적 미니멀리즘

극단적 미니멀리즘과 돈, 소비를 줄이고 얻은 변화

memojin21 2025. 6. 27. 23:47

제가 극단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생활을 단순화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돈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늘 통장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조급해졌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기면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돌아보면, 매달 반복되는 지출의 대부분은 필수가 아닌 습관적이고 감정적인 소비가 많았습니다.

그런 소비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불안을 덮기 위한 임시방편이었고
결국 더 깊은 불안과 피로를 남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에 보이는 물건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지출 구조부터 정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극단적 미니멀리즘과 돈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적 미니멀리즘과 돈, 소비를 줄인 후 변화

 

고정 지출을 줄이자 연간 240만 원이 남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정리한 것은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이었습니다.
특별히 사치하거나 낭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이 얼마씩 나가고 있는지 따져보니
작은 구독, 자잘한 자동 결제, 눈에 익은 소비 패턴들이 적지 않은 누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줄인 항목과 줄어든 금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항목이전 월 지출현재 월 지출절감액

OTT + 뉴스 + 음악 구독 약 36,000원 0원 (전부 해지) 36,000원
화장품·미용 평균 80,000원 약 20,000원 60,000원
의류 구매 월 평균 100,000원 0원 (계절별 2벌 유지) 100,000원
카페, 군것질 등 소소한 소비 약 50,000원 약 15,000원 35,000원
총 월 절감액 약 231,000원 → 연간 약 2,772,000원 절약

이 수치를 처음 계산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나는 딱히 큰돈 쓰지 않았는데 왜 항상 빠듯했을까?’ 하는 의문이 풀렸고,
매달 20만 원 이상이 절약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비를 줄이기 위해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걸 안 쓰는 삶’이 이렇게까지 가볍고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감했습니다.

 

감정 소비를 줄이자, 돈이 아닌 삶이 남았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전에는
무언가 기분이 다운되면 카페를 가거나, 쇼핑몰을 둘러보는 것으로 감정을 회피했습니다.
그런데 극단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저는 저도 모르게
감정 소비의 패턴을 하나하나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감정이 흔들릴 때, 쇼핑 앱을 열기 전에 이렇게 묻습니다.

  • “지금 내가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려고 뭘 사려는 건가?”
  • “이걸 산다고 해서 기분이 정말 나아질까?”
  • “지금 꼭 필요한 지출인가?”

이 짧은 질문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소비 욕구가 사라졌고,
그 에너지를 차를 끓이거나 산책을 하거나, 노트에 감정을 쓰는 일로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감정이 올라올 때 소비로 도망가지 않는 힘이 생겼고,
그 힘은 곧 재정적인 여유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주말마다 나가던 카페, 습관처럼 택배를 기다리던 삶이 줄어들자
하루하루가 훨씬 단조롭지만 조용한 만족감으로 채워졌습니다.
그 만족감은 단순히 ‘돈이 남아서’가 아니라,
‘돈을 쓰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에 있다는 안정감이었습니다.

 

돈을 덜 써도 더 만족스러운 삶이 가능했습니다

예전에는 돈이 모자라면
무조건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면
수입이 크지 않아도 삶은 훨씬 안정될 수 있다는 것
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쇼핑을 끊은 대신
그 예산으로 3개월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고,
의류 대신 독서 구독 서비스를 선택했습니다.
이런 선택은 물건은 남기지 않았지만,
감정적 만족감, 삶의 방향, 자기 효능감을 훨씬 더 깊게 남겨주었습니다.

극단적 미니멀리즘은 저에게 단지 ‘덜 쓰는 삶’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을 새로 만드는 훈련이었습니다.
그 기준이 생기니 광고나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도 죄책감이 없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삶을 원하고 있는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돈을 쓰는 순간에도
불안이 아닌 명확함과 기쁨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변화는 수입과 상관없이 꾸준히 나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돈은 덜 써도 괜찮습니다, 그 대신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극단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전까지는
‘적게 쓰면 불편하다’, ‘비우면 불행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덜 써도 괜찮습니다. 덜 가졌다고 결핍되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한 가지는 꼭 필요했습니다.
바로 내가 왜 이걸 갖고, 왜 이걸 쓰는지를 아는 기준이었습니다.

그 기준이 생기자 돈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않았고,
소비는 더 이상 감정의 탈출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돈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를 더 잘 지키고,
더 명확한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극단적 미니멀리즘은 결코 인색하거나 고통스러운 방식이 아닙니다.
그건 삶을 가볍게 하고, 선택을 선명하게 하며,
돈이라는 도구를 다시 나의 손에 쥐게 만드는 자유로운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