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을 열 때마다 어딘가 모르게 복잡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정리된 듯 보였지만 매일 입는 옷은 늘 한정되어 있었고,유행이 지나거나 어울리지 않는 옷들도 꽤 많았으며,‘언젠가 입겠지’라는 핑계로 남겨둔 옷들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옷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한참을 들여다봐도 입고 싶은 옷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저는 옷장 정리가 단순한 수납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극단적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저는 생활 전반의 물건들을 정리해왔습니다.주방, 거실, 책상 위까지는 어렵지 않게 비울 수 있었지만,유독 옷장 앞에서는 멈칫하게 되는 날이 많았습니다.그건 아마도 옷이 단지 ‘물건’이 아니라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고, 또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를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정체성의 ..